김애란 작가의 이름을 처음 들은 건 꽤 오래전이에요.
주변에서 워낙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 언젠가 읽어봐야지 했는데, 계속 미루다가 이번 신작 소식을 듣고 드디어 집어 들었어요. 8년 만의 단편소설집이라는 말에 괜히 더 궁금해졌거든요.
그리고 첫 단편을 읽자마자 이해했어요. 왜 사람들이 이 작가를 그렇게 기다리는지를요.
이 책은 어떤 책인가요?
2017년 바깥은 여름 이후 8년 만에 나온 김애란의 새 단편소설집이에요. 2025년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1위에 오른 책이기도 해요.
총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돼 있는데, 하나같이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그 공간에 깃든 감정들을 이야기해요. 전셋집, 책방, 회사, 집 한 칸. 누군가에게는 그냥 장소인 것들이 이 책에서는 한 사람의 삶 전체처럼 읽혀요.
이런 분께 추천해요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 소설을 찾고 있는 분
-화려하지 않은데 왜인지 계속 생각나는 글을 좋아하는 분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묵직한 감정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원하는 분
-김애란 작가를 처음 접해보는 분
수록작 중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
"좋은 이웃"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편이에요.
집을 갖지 못한 주인공이 이웃과 관계를 맺어가는 이야기인데,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면서도 눈을 뗄 수가 없어요. 집이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위치를 드러내는 장소가 되는 순간들을 너무 정확하게 짚어줘요.
다 읽고 나서 한동안 멍했어요. 이게 소설 속 이야기인지 오늘 뉴스에서 본 이야기인지 경계가 흐릿해지는 느낌이었거든요.
"홈 파티"
홈 파티라는 일상적인 소재인데 읽다 보면 그 공간에 모인 사람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 차이가 느껴져요.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는다는 것, 그 공간에서 느끼는 편안함과 불편함의 경계. 김애란 특유의 섬세한 관찰이 이 단편에서 빛나요.
"레몬케이크"
회사를 관두고 모은 돈을 전부 털어 책방을 연 인물의 이야기예요.
누군가에게는 무모한 선택처럼 보이는 것들이 당사자에게는 얼마나 진지하고 절박한 결정인지를 조용하게 보여줘요. 읽으면서 내가 포기했던 것들이 떠올랐어요. 거창하지 않은 방식으로 마음을 건드리는 게 김애란 소설의 힘인 것 같아요.
총평
김애란의 소설은 화려하지 않아요.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극적인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읽고 나면 오래 남아요. 한 문장이 며칠째 머릿속에 맴돌기도 하고, 지하철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을 보다가 불현듯 이 책이 떠오르기도 해요.
8년을 기다린 독자들이 왜 열광하는지, 처음 읽는 분들도 금방 이해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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