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소설을 별로 안 읽는 편이었어요.
요즘 감각이 아닐 것 같고, 시대가 다르면 공감이 안 될 것 같아서요. 근데 이 책은 달랐어요. 출간된 지 27년이 됐다는 게 읽으면서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지금 이 시대를 쓴 것 같았어요.
이 책은 어떤 책인가요?
양귀자 작가가 펴낸 장편소설이에요. 출간 한 달 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면서 그해 최고의 소설로 자리 잡았고, 지금도 꾸준히 읽히고 있어요.
한 번 읽고 몇 년 후에 또 읽게 되는 소설로도 유명한데, 읽고 나서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어요. 나이가 달라질 때마다 다르게 읽힐 것 같거든요.
이런 분께 추천해요
-오래 기억에 남는 소설을 찾고 있는 분
-가족 이야기, 관계 이야기에 공감하는 분
-행복과 불행의 기준이 뭔지 생각해 본 분
-삶이 왜 이렇게 모순투성이인지 공감하는 분
챕터별 이런 내용이 담겨 있어요
"어머니와 이모, 같은 출발 다른 삶"
이 소설의 핵심이에요. 일란성 쌍둥이인 어머니와 이모가 결혼을 기점으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돼요.
어머니는 알코올중독인 아버지와 결혼한 후 시장에서 속옷과 양말을 팔며 생계를 꾸려가고, 이모는 부유한 삶을 살고 있어요. 똑같이 생긴 두 사람이 어쩌다 이렇게 달라졌는지를 25살 주인공 안진진의 눈으로 바라보는 구조예요.
읽으면서 주변 사람들이 자꾸 떠올랐어요. 비슷한 출발선에서 시작했는데 지금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요.
"안진진의 시선이 너무 솔직하다"
주인공이 25살 미혼 여성이에요. 두 남자 사이에서 고민하고, 가족을 바라보며 삶이 뭔지 골몰하는 인물이에요.
이 인물이 생각하는 방식이 너무 솔직해서 읽으면서 자꾸 웃음이 나왔어요. 마음속으로만 하는 말들을 이렇게 직접적으로 써줄 수 있구나 싶었어요. 공감이 되면서도 가끔 찔리기도 하고요.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
이 소설이 계속 던지는 질문이에요.
가난하지만 처리해야 할 불행이 많아 지루할 틈이 없는 어머니와, 부유하지만 지루한 삶에 지쳐가는 이모. 어느 쪽이 더 행복한 걸까요. 어느 쪽이 더 나은 삶인 걸까요.
이 질문이 소설 내내 맴돌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한 번 더 묵직하게 떨어져요. 읽고 나서 한참 생각하게 돼요.
총평
이 소설이 수십 년이 지나도 읽히는 이유가 있어요.
삶이 모순투성이라는 것, 행복과 불행의 경계가 생각보다 흐릿하다는 것, 그리고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간다는 것. 이 이야기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예요.
한 번 읽고 몇 년 후에 꼭 다시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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